서울행 고속버스에 홀로 몸을 실은 초등학생에게 저녁과 간식을 베풀자 뜻하지 않은 선물로 되돌아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지난 19일 '아저씨 아들도 13살이란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고속버스 기사라고 밝힌 글쓴이는 최근 대구에서 출발해 서울로 향하는 버스를 운행하며 겪은 이야기를 풀었다.
버스 출발 전 한 중년 여성은 글쓴이에게 "저희 아이가 13살인데 혼자 서울에 가야 한다. (서울에서) 누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면서 초등학생 A군을 부탁했다고 한다.
곧이어 버스는 출발했고 경북 구미시 옥성면 소재 선산휴게소에 도착했다.
글쓴이는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자리에 앉아있는 A군에게 저녁을 사주겠다고 했다. 아이는 이런 제안을 처음엔 거절했으나, 글쓴이가 자기 아들도 A군과 같은 나이라며 친근감을 표시하자 이윽고 두 사람은 버스 기사가 이용하는 식당에서 같이 저녁을 먹었다.
글쓴이는 남은 이동 시간 동안 A군이 먹을 초콜릿과 물 한 병도 건넸다고 한다.
마침내 버스는 서울에 도착했고 A군은 버스에서 내리며 수줍게 글쓴이에게 소시지 3개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쓴이는 "(아이가) 마중 나온 누나의 손을 잡고 누나와 같이 90도 인사를 하더라"라며 "오늘도 평화로운 고속버스 속 이야기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훈훈한 사연에 누리꾼들은 "마음 따듯해지는 사연이다" "(글쓴이) 복 받으실 거다" "초등학생이 누나 손잡고 나름 마음 표시한다고 소시지 건넨 게 너무 귀엽다" "사람 냄새난다" "이런 분들이 계셔서 우리나라가 망하지 않는다" 등 반응을 남겼다.
민수정 기자 [email protected]